컨센서스 ·
급락한 날 종목 점수가 오르는 이유 — 목표주가 컨센서스의 함정
하루에 10% 빠졌는데 점수가 78.4에서 81.4로 올랐습니다. 버그가 아니라 목표주가 집계가 작동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종목 점수 계산에는 목표주가 대비 현재가 괴리율이 들어갑니다. 애널리스트들이 보는 값보다 지금 값이 싸면 점수가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상식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가 급락장에서 이상하게 작동합니다. 실제로 관측된 일을 그대로 적습니다.
관측된 일
마이크론 주가가 하루에 약 10% 빠졌습니다. 그런데 그날 종목 점수는 78.4에서 81.4로 올랐습니다.
버그가 아닙니다. 식대로 계산하면 그렇게 나옵니다. 목표주가는 그대로인데 현재가만 10% 빠졌으니 괴리율이 벌어졌고, 괴리율이 벌어지면 점수가 오릅니다. 코드는 시킨 대로 했습니다.
문제는 목표주가가 정말로 그대로였느냐입니다.
목표주가는 그대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시기 국내 증권사 한 곳이 목표주가를 크게 낮췄습니다.
| 종목 | 기존 목표주가 | 하향 후 |
|---|---|---|
| SK하이닉스 | 4,200,000원 | 2,800,000원 |
| 삼성전자 | 550,000원 | 370,000원 |
3분의 1가량을 잘라낸 조정입니다. 그런데 집계 데이터에는 하루가 지난 뒤에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컨센서스는 보통 여러 증권사 보고서를 모아 평균을 내는데, 그 수집과 갱신에 시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급락 국면에서는 이런 순서가 생깁니다. 주가가 먼저 빠지고, 목표주가는 며칠 뒤에 따라 내려옵니다. 그 사이 구간에서 괴리율은 실제보다 크게 계산됩니다. 즉 점수는 시장이 이미 반영한 악재를 아직 모르는 상태로 "싸졌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한 일 — 평균이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한 겹 더 들어갑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 시점 | 평균 목표주가 | 집계 건수 | 증권사 수 |
|---|---|---|---|
| 이전 | 460,714원 | 41건 | 14사 |
| 이후 | 465,385원 | 40건 | 13사 |
떨어진 게 아니라 올라갔습니다. 목표주가를 낮춘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데도 말입니다.
이유는 건수에 있습니다. 41건 14사에서 40건 13사로 줄었습니다. 한 건이 빠지면서 평균이 다시 계산됐는데, 하필 빠진 것이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던 곳이었습니다. 낮은 값 하나가 표본에서 사라지면 평균은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이 상승은 누가 목표주가를 올려서 생긴 게 아닙니다. 표본이 바뀌어서 생긴 것입니다. 평균값만 보면 이 둘은 전혀 구별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배울 것
정리하면 급락 국면의 컨센서스 지표에는 최소한 세 가지 문제가 겹칩니다.
하나, 갱신 지연. 주가는 실시간이고 컨센서스는 며칠 늦습니다. 둘의 비율로 만든 값은 그 시차만큼 왜곡됩니다. 급락일수록 크게 왜곡됩니다.
둘, 표본 변동. 집계에 들어오고 나가는 증권사가 매번 바뀝니다. 평균의 변화가 의견의 변화인지 명단의 변화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평균만 보면 안 되고 건수를 같이 봐야 합니다. 건수가 흔들린 날의 평균 변화는 신호로 세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셋, 방향의 역설. 위 두 가지가 겹치면 나쁜 소식이 점수를 올리는 구간이 생깁니다. 지표를 만든 사람이 의도한 방향과 정반대입니다.
이 사이트는 어떻게 하고 있나
지금 하고 있는 건 세 가지입니다.
표시. 화면에서 목표주가 관련 값 옆에 집계 건수와 증권사 수를 같이 보여 줍니다. 숨기는 것보다 낫습니다.
비중 제한. 목표주가 괴리율은 밸류·매크로 층에 들어가고, 이 층의 종합 지수 내 비중은 0.20입니다. 그 안에서도 이 지표는 여러 항목 중 하나입니다. 한 지표가 종합 점수를 끌고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애초에 층을 나눈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직 안 한 것. 건수가 급변한 날의 값을 자동으로 제외하는 규칙은 아직 넣지 않았습니다. 넣으려면 "급변"의 기준을 정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사후에 정하면 그건 결과를 보고 규칙을 만드는 것이라 더 나쁩니다. 기준을 먼저 정하고 사양에 적은 다음 적용할 생각입니다.
한 문장으로
하루 만에 크게 움직인 지표는 대개 세상이 바뀐 게 아니라 세는 방법이 바뀐 것입니다. 급락한 날 점수가 올랐다면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시장이 아니라 자기 계산식입니다.
지표가 늦게 오는 문제 전반은 지표는 늦게 옵니다에, 성적을 예쁘게 만드는 다른 방법들은 지표를 예쁘게 만드는 다섯 가지 방법에 적었습니다.
읽는 법 안내
밑줄 친 말은 용어 위키로 이어집니다. 큰 숫자보다 먼저 누가 말했는지,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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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 @m.index.kr 에도 매일 씁니다.이 글의 숫자는 공개 API 실측값이거나 회사가 직접 낸 발표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지수와 점수는 제가 만든 계산의 결과이지 사실이 아니며, 계산식은 검증 페이지에 전부 공개돼 있습니다. 투자 자문이 아니고 매매 권유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