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가상각
장비값을 여러 해에 나눠 비용으로 다는 것. 매출이 반토막 나도 이 비용은 그대로 나가기 때문에, 메모리 이익률이 호황에 76%까지 갔다가 불황에 적자로 뒤집히는 구조를 만든다. 몇 해에 나눠 다는지(내용연수)는 회사마다 다르다.
감가상각비 · EBITDA · 상각 · 고정비 · 영업레버리지 · 내용연수 · 추정내용연수이 용어를 다룬 분석 — 원·달러 1,400원 하회 — 원화 강세가 메모리 반도체에 미치는 네 가지 경로 외 2편 ↓
감가상각은 오래 쓰는 물건의 값을 여러 해에 나눠 비용으로 다는 것이다. 장비값은 살 때 현금이 한꺼번에 나가지만, 회계에서는 그 장비를 쓰는 기간에 걸쳐 조금씩 비용으로 잡는다.
메모리에서 이 항목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다. 이 산업의 이익률이 왜 그렇게 심하게 오르내리는지가 여기서 설명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 숫자로 보면
회사가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값이다.
| 항목 | 금액 |
|---|---|
| 매출 | 79조 3,187억원 |
| 영업이익 | 60조 5,426억원 (영업이익률 76%) |
| 감가상각비 + 무형자산상각비 | 4조원 |
| EBITDA | 64조 6,000억원 |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도로 더한 값이다 — "현금이 실제로 안 나간 비용은 빼고 보자"는 관점이다. 위 표에서 60.5 + 4.0 ≈ 64.6 으로 맞아떨어진다.
왜 이것이 사이클을 만드나
핵심은 감가상각비가 고정비라는 것이다.
팔리든 안 팔리든 똑같이 나간다. 공장을 절반만 돌려도 장비의 상각은 그대로 진행된다. 값을 반으로 깎아 팔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렇게 된다.
- 호황 — 매출이 오르는데 이 비용은 안 오른다. 늘어난 매출이 거의 그대로 이익으로 간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 76% 가 나온 배경이다
- 불황 — 매출이 반토막 나도 이 비용은 그대로다. 그래서 매출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이익이 줄어드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어느 선을 넘으면 적자가 된다
이걸 영업레버리지라고 부른다. 지렛대처럼 작은 매출 변화가 큰 이익 변화로 증폭된다. 메모리가 다른 산업보다 사이클을 심하게 타는 첫 번째 이유다.
삼성 DS부문은 감가상각이 매출의 29%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감가상각비를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업보고서 「영업부문」 주석에는 부문별로 적혀 있다.
| 2025 사업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감가상각비 | 매출 대비 |
|---|---|---|---|---|
| DS부문 | 130.1조 | 24.9조 | 38.0조 | 29.2% |
| DX부문 | 188.0조 | 12.9조 | 2.7조 | 1.4% |
| SDC | 29.8조 | 4.1조 | 2.4조 | 8.2% |
| 하만 | 15.8조 | 1.5조 | 0.4조 | 2.3% |
| 부문 합계 | 363.7조 | 43.4조 | 43.4조 | — |
⚠️ 맨 아랫줄은 부문을 그냥 더한 값이지 연결 전사 실적이 아니다. 부문 값은 내부거래를 빼기 전이라, 부문 합계 매출(363.7조)이 연결 매출(333.6조)보다 크다. 같은 줄에 두 가지를 섞어 놓으면 어느 쪽 자로 잰 값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부문 감가상각 43.4조 중 38.0조가 DS부문이다. 삼성전자가 나눠 다는 값의 87%가 반도체에서 나온다.
DS부문은 매출의 29%가 감가상각이다. DX부문은 1.4%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의 성질이 이렇게 다르다 — 그래서 전사 마진으로 반도체를 읽으면 안 된다.
이것이 메모리 사이클의 크기를 만든다. 매출이 반토막 나도 38조는 그대로 나간다.
몇 해에 나눠 다는가 — 두 회사가 같은 자를 쓰지 않는다
"여러 해에 걸쳐 나눈다"의 그 여러 해를 회계에서는 내용연수라고 부른다. 회사가 사업보고서 회계정책 주석에 직접 적어 둔다.
| 2025 사업연도 · 유형자산 추정내용연수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
| 기계장치 | 5년 | 5 ~ 15년 |
| 건물 | 15, 30년 (구축물 포함 한 줄) | 10 ~ 50년 |
| 구축물 | 〃 | 10 ~ 20년 |
| 차량운반구 | — | 5 ~ 10년 |
| 기타 | 5년 | 5 ~ 10년 |
삼성은 기계장치 전부를 5년 하나로 두고, 하이닉스는 5년에서 15년까지 범위로 둔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한가. 같은 100원짜리 장비라도 5년에 나누면 해마다 20원이 비용으로 잡히고, 15년에 나누면 6.7원이 잡힌다. 장비를 더 길게 나눠 다는 회사는 같은 투자를 하고도 해마다 잡히는 비용이 작고, 그만큼 이익이 크게 보인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을 나란히 놓을 때 여기에 자가 하나 더 끼어 있다.
다만 이 표로 단정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하이닉스의 5~15년은 범위이고, 그 안에는 반도체 장비만이 아니라 유틸리티·인프라 설비도 섞여 있다. 반도체 장비 하나를 실제로 몇 년으로 두는지는 이 표에서 알 수 없다. 확인된 것은 "삼성은 기계장치 전부가 5년이고, 하이닉스는 5년보다 긴 것이 섞여 있다"까지다.
하이닉스는 하한을 한 번 늘렸다
| SK하이닉스 기계장치 | |
|---|---|
| 2016 사업연도 | 4 ~ 15년 |
| 2022 사업연도 이후 | 5 ~ 15년 |
가장 짧은 쪽이 4년에서 5년으로 늘었다. 내용연수를 늘리면 해마다 잡히는 감가상각비가 줄어든다.
2017~2021 사업연도는 확인하지 못했다. DART 가 그 접수번호로 주는 문서 묶음에 '내용연수'라는 낱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 주석이 별도 접수로 공시되던 시기로 보인다. 그래서 언제 바뀌었는지는 모르고, 2016년과 2022년 사이 어느 해라는 것까지만 안다. 삼성의 2016년 기계장치 줄도 같은 이유로 받지 못했다.
오늘의 설비투자는 내일의 고정비다
설비투자와 감가상각은 같은 돈의 앞뒷면이다.
오늘 장비를 산다 → 현금이 나간다 (capex)
그 뒤 몇 해에 걸쳐 → 비용으로 잡힌다 (감가상각)
그 몇 해가 위에서 본 내용연수다. 삼성 기준으로는 기계장치가 5년이므로, 올해 붓는 설비투자는 앞으로 5년 동안 감가상각비로 돌아온다. 반대로 5년 전에 산 장비는 올해쯤 상각이 끝나 비용에서 빠진다 — 매출이 그대로여도 이익이 늘어나는 자리가 여기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투자 규모를 40조원 후반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 돈은 올해 잉여현금흐름에서 빠져나가고, 그 뒤 몇 해 동안 매년 감가상각비로 손익계산서에 돌아온다.
즉 지금의 대규모 증설은 미래의 고정비를 예약하는 일이다. 다음 사이클이 좋으면 그 고정비는 문제가 안 되고, 나쁘면 적자의 크기를 키운다. 회사가 증설 결정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FCF와의 관계 — 이익과 현금이 갈라지는 자리
잉여현금흐름 페이지에 "영업이익과 실제로 손에 남는 현금의 차이가 크다"고 적었는데,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정확히 이 항목이다.
- 감가상각비는 현금이 안 나가는 비용이다 → 이익보다 현금이 많아진다
- capex는 비용이 아닌 현금 지출이다 → 현금이 이익보다 적어진다
투자를 많이 한 해에는 이익이 현금보다 커 보이고, 그 뒤 몇 해는 이익이 현금보다 작아 보인다. 사이클이 짧은 산업에서 이 시차는 그대로 오해가 된다.
회계 추정이 바뀌면 이익이 바뀐다
감가상각비는 장비를 몇 년에 걸쳐 나눌 것인가(내용연수) 로 정해진다. 이 숫자는 자연법칙이 아니라 회사가 정하는 추정이다.
내용연수를 늘리면 해마다 다는 비용이 줄어 이익이 늘어난다. 줄이면 반대다. 회사가 실제로 무엇을 더 잘해서가 아니라 추정을 바꿔서 이익이 움직일 수 있다.
이런 변경은 공시 사항이고 재무제표 주석에 적히지만, 분기 실적 보도자료에는 보통 안 나온다. 이익률이 갑자기 뛰거나 꺾였는데 업황으로 설명이 안 되면 여기를 봐야 한다.
확인 못 한 것
- 메모리 장비 단독 내용연수 — 회사가 적는 것은 '기계장치' 한 덩어리다. 하이닉스의 5~15년 안에는 반도체 장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틸리티 설비도 섞여 있어서, 웨이퍼 장비 하나를 몇 년으로 두는지는 그 표로 알 수 없다
- 삼성전자의 분기 감가상각비 — 컨퍼런스콜에서는 밝히지 않는다. 다만 부문별 연간 값은 사업보고서 주석에 있다(위 표)
- 원가에서 감가상각이 차지하는 비중 — 두 회사 모두 매출원가를 항목별로 쪼개 공개하지 않는다
- 내용연수를 언제 바꿨는지 — 하이닉스가 하한을 4년에서 5년으로 늘린 것은 확인했지만, 2017~2021 사업연도 주석을 DART 에서 받지 못해 2016년과 2022년 사이 어느 해라는 것까지만 안다
⚠️ 이 목록에서 두 줄을 뺐다(2026-08-07). 「두 회사의 내용연수」와 「최근 변경 여부」는 같은 날 위 표로 받아 왔는데 여기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없는 것을 없다고 적는 건 이 사이트의 무기지만, 있는 것을 없다고 적으면 그냥 거짓말이다.
업체 트랙
이 항목에 각 회사가 언제 들어왔고, 지금 어디까지 왔고, 뭘 하겠다고 공개했는지입니다. 회사가 스스로 낸 자료만 공식으로 싣고, 매체 보도는 따로 표시합니다.
SK하이닉스
회사가 실적발표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회사 홈페이지 문서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 2026-07-29 ·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담당 사장 · "2분기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4조원으로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는 64조6000억원"
관련 기사
바깥 매체가 쓴 글입니다. 회사 발표가 아니라 더 읽을거리로 둡니다 — 위 업체 트랙의 숫자는 이 기사들이 아니라 회사 공식 자료에서 온 것입니다.
- 2026-07-29 · 디일렉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전문
- 2026-07-30 · 디일렉삼성전자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전문
이 용어를 다룬 분석
관련 용어
지수 화면에서 이어서 보기
이 글의 숫자는 공개 API 실측값이거나 회사가 직접 낸 발표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지수와 점수는 제가 만든 계산의 결과이지 사실이 아니며, 계산식은 검증 페이지에 전부 공개돼 있습니다. 투자 자문이 아니고 매매 권유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