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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F 규격이 나왔는데, NAND 업황엔 언제 닿을까

HBF는 HBM을 대체하기보다 HBM 옆에 붙는 용량 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2027년 샘플과 고객 채택이 확인되기 전에는 NAND 실적이 아니라 NAND 이야기의 수명에만 영향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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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에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플래시(HBF) 첫 규격을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로 내놨어요. 그 뒤로 "HBM 다음은 HBF"라는 말이 자주 보이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질문이 두 개로 갈려요. 하나는 이게 HBM 수요를 갉아먹느냐는 거고, 다른 하나는 NAND 업황에 언제부터 숫자로 잡히느냐예요. 규격 문서는 나왔지만 제품은 아직 샘플 단계 전후라서, 지금 시점에는 "규격에 적힌 수치"와 "회사가 주장하는 수치"를 나눠서 읽어야 해요. 이 글은 10월 24일까지 공개된 자료만 썼고, 8월 이후 HBF 샘플 출하나 고객 채택을 알리는 공식 발표는 제가 찾은 범위에서는 보이지 않았어요.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는 글은 아니에요.

가설

강세 가설은 HBF가 AI 추론용 새 NAND 수요를 만든다는 거예요. 추론 서버는 모델 가중치를 한 번 올려 두고 계속 읽기만 하니까, HBM보다 훨씬 큰 용량을 HBM에 가까운 속도로 읽을 수 있는 계층이 있으면 쓸모가 커요. 이 가설이 맞다면 세 가지가 보여야 해요. 규격이 실제로 HBM과 같은 자리에 들어갈 만큼 큰 용량과 대역폭을 적어 놓아야 하고, 구글처럼 큰 수요처가 참여해야 하고, 2027년에 샘플이 이어져야 해요.

약세 가설은 HBF가 아직 문서일 뿐이고, 쓰기 한계 때문에 쓸 수 있는 곳이 좁아서 NAND 수요 숫자를 바꾸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거예요. 이 가설이 맞다면 엔비디아 같은 가속기 업체의 채택 언급이 없고, 상용화 시점이 2028년 이후로 밀리고, 업계 전문가들이 HBM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고 말해야 해요.

두 가설을 가르는 기준은 네 가지로 잡았어요. 하나, 규격 수치를 HBM 최신 스택과 같은 단위로 놓았을 때 용량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예요. 둘, 회사가 말하는 "HBM의 8~16배 용량"이 그 규격 수치에서 재현되는지예요. 셋, 쓰기 내구성처럼 구조적인 제약이 있는지예요. 넷, 상용화와 수요 확대 시점이 이번 사이클의 실적에 들어올 만큼 가까운지예요.

검증

먼저 규격에 적힌 것부터 정리해요. 샌디스크 보도자료는 8월 3일자로, 두 회사가 HBF 첫 OCP 기술 규격을 냈다고 밝혀요. 제가 본문 전체를 직접 열어 보지는 못했고 제목만 확인했어요. 날짜와 수치는 같은 내용을 담은 SK하이닉스 보도자료(PR뉴스와이어 전재본)에서 확인했어요. 이 자료에 따르면 HBF는 8단과 16단 NAND 다이 스택으로 최대 512GB를 담고, 대역폭은 1등급부터 3등급까지 대략 0.4TB/s에서 3.0TB/s예요. 프로세서와는 UCIe로 붙고, 구글과 텐스토렌트가 컨소시엄에 참여해요. SK하이닉스는 HBF를 "HBM과 SSD 사이의 새 메모리 계층"이라고 불러요. 같은 자료에서 375단 10세대 4D NAND는 전 세대 대비 전력당 성능이 2.5배라고 하고, 이 NAND 기반 고용량 eSSD는 내년 초 양산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제 HBM과 같은 단위로 놓아 볼게요. 반도체 엔지니어링의 5월 14일 기사에서 지멘스 EDA의 윤종신 박사는 최신 HBM 한 스택이 최대 192GB이고 다음 제품은 400GB 안팎이라고 말해요. 규격의 512GB를 192GB와 비교하면 약 2.7배이고, 400GB와 비교하면 약 1.3배예요. 그런데 같은 기사에서 램버스의 스티븐 우 박사는 HBF 목표가 HBM의 8~16배 용량이라고 하고, 하드웨어 버스터스도 샌디스크가 같은 주장을 한다고 전해요. 하드웨어 버스터스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16다이 스택이 비슷한 크기 패키지에서 비슷한 비용으로 HBM의 8~16배 용량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해요. 규격 패키지의 512GB를 최신 HBM 192GB와 직접 비교하면 2.7배라서, 이 배수는 동일 비용 기준의 회사 주장일 뿐 규격 수치로는 재현되지 않아요. 그래서 "용량이 몇 배"라는 표현은 아직 회사 주장으로 읽는 게 안전해요.

대역폭도 같이 봐야 해요. 규격의 3.0TB/s는 3등급이고 1등급은 0.4TB/s예요. 등급 차이가 7배 넘게 나니까, 어느 등급이 실제 제품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쓸모가 크게 달라져요. 규격은 상한을 열어 둔 것이지 제품 성능을 보증한 게 아니에요.

다음은 구조적 제약이에요. 같은 반도체 엔지니어링 기사에서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의 짐 핸디는 플래시의 속도 손실이 주로 쓰기에서 나오고 읽기는 더 빠를 수 있다고 말해요. 그래서 가중치가 고정된 추론 같은 읽기 위주 용도에 맞는다고 저는 봐요. 윤종신 박사는 플래시의 쓰기 내구성이 제품에 따라 1만 번에서 10만 번 수준이라고 하고, 기사는 HBF의 내구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적어요. 그러니 쓰기가 잦은 데이터는 HBM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제 해석이에요. 트렌드포스도 HBF를 HBM의 경쟁 기술이 아니라 보완 기술로 보고, 엔비디아는 채택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며 구글과 텐스토렌트도 구체적인 사용처는 정하지 않았다고 전해요.

시점은 이렇게 정리돼요. 샌디스크는 2026년 하반기에 첫 샘플, 2027년 초에 HBF를 쓴 추론 장치 샘플을 목표로 한다고 반도체 엔지니어링과 하드웨어 버스터스가 전해요. ETNews(4월)를 인용한 트렌드포스는 상용화 목표를 2027년으로 전하면서도 복합 메모리 수요가 본격화되는 건 2030년 전후로 봐요. 즉 가장 낙관적인 일정으로도 NAND 출하량 숫자에 의미 있게 잡히는 건 2028년 이후일 가능성이 높아요. 제가 찾은 범위에서 8월 이후 샘플 출하 공식 발표는 없었어요.

한 가지 더 확인할 게 있어요. SK하이닉스가 7월 말에 낸 2분기 실적 발표는 321단 NAND가 생산의 가장 큰 비중이고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약 50%로 키운다고 밝혀요. HBF가 없어도 NAND 쪽 수요는 이미 AI 서버용 eSSD와 단 수 전환이 끌고 있다는 뜻이라서, HBF는 지금 숫자를 설명하는 변수가 아니라 다음 사이클의 선택지에 가까워요.

가설을 판정해 볼게요. 강세 가설의 세 조건 중 규격의 존재와 구글 참여는 충족됐고, 2027년 샘플은 계획 단계예요. 약세 가설의 조건 중 엔비디아 침묵, 상용화 시점, 전문가들의 "HBM 완전 대체 불가"는 모두 관측돼요. 증거 무게는 약세 쪽이 더 무거워요. 다만 약세 가설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강세 가설이 말하는 시점이 멀다는 뜻이에요.

결론

현재 근거로 가장 유력한 결론은 HBF가 HBM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HBM 옆에서 읽기 위주의 큰 용량을 맡는 보완 계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이 방향은 증거가 한쪽으로 모이는 편이라 제 확신은 높은 편이에요. 근거는 세 가지예요. 첫째, "8~16배"는 동일 비용 기준의 회사 주장이고 규격 패키지 용량으로는 2.7배(차기 HBM 대비 1.3배)예요. 둘째, 쓰기 한계 때문에 읽기 위주의 용도에 맞아요. 셋째, 트렌드포스와 전문가들이 보완 관계로 봐요.

반면 시점은 보수적으로 잡는 게 맞아요. 2026~2027년 NAND 실적에 HBF가 숫자로 들어올 가능성은 낮고, 2028년 이후에 첫 매출이 보이면 빠른 편이라고 봐요. 제 기본 시나리오 확률은 대략 이렇게 둬요. 2027년 말까지 대형 가속기 업체 한 곳 이상이 HBF 채택을 공식 발표할 확률은 절반에 못 미친다고 봐요. 이 판단이 틀릴 조건은 두 가지예요. 엔비디아나 구글이 2027년 안에 HBF를 쓴 가속기를 공식 발표하거나, 샘플 단계에서 쓰기 내구성이 추론 서비스 요건을 충분히 넘는다는 데이터가 공개되는 경우예요.

인사이트

업황 쪽부터 말하면, HBF는 2026~2027년 NAND 가격이나 출하량 전망을 바꾸는 변수가 아니에요. 지금 NAND 업황은 321단 전환과 AI 서버용 eSSD가 끌고 있고, 이 흐름은 HBF와 상관없이 움직여요. 그래서 HBF 이야기가 나왔다고 NAND 업황 전망을 올려 읽는 건 시점이 앞서가는 해석이에요.

실적과 밸류에이션 쪽에서는 이야기의 수명이 달라져요. NAND가 "범용 저장장치"에서 "AI 메모리 계층의 일부"로 불리기 시작하면 시장이 NAND 업체에 주는 멀티플의 근거가 달라질 수 있어요. 다만 지금은 그 근거가 규격 문서와 회사 주장 수준이라서, 멀티플을 올릴 만큼의 숫자는 없어요. 고객이 이름을 밝힌 샘플 계약이나 HBF 매출 가이던스가 나오면 그때 근거가 바뀐다고 봐요. 샌디스크처럼 NAND 비중이 큰 회사와 SK하이닉스처럼 HBM과 NAND를 같이 가진 회사가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정도로만 보고 있어요.

다음에 볼 숫자는 다섯 가지예요. 첫째, 2026년 하반기 HBF 첫 샘플이 실제로 나왔는지, 어느 등급(0.4~3.0TB/s 중)인지예요. 둘째, 2027년 초 추론 장치 샘플에 어떤 가속기 업체가 이름을 올리는지예요. 엔비디아 이름이 나오면 해석이 크게 바뀌어요. 셋째, 쓰기 내구성과 지연시간 수치가 공개되는지예요. 지금은 둘 다 공개된 숫자가 없어요. 넷째, 동일 비용 기준의 "8~16배" 근거 수치가 공개되는지예요. 다섯째, SK하이닉스의 375단 NAND 기반 eSSD가 내년 초 계획대로 양산에 들어가는지예요. 이건 HBF 이전에 NAND 쪽 실적을 결정하는 숫자라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아요.

반증 조건을 정리하면, 위 결론은 HBF 채택이 2027년에 앞당겨지거나 내구성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 틀려요. 반대로 샘플 일정이 2027년 하반기 이후로 밀리거나 구글·텐스토렌트가 사용처를 정하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면 보수적 시점이 더 굳어져요. 지금은 후자 쪽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요.

출처

읽는 법 안내

밑줄 친 말은 용어 위키로 이어집니다. 큰 숫자보다 먼저 누가 말했는지,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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