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
어플라이드가 베시 지분을 20%로, HBM 하이브리드 본딩 신호일까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베시 지분을 약 9%에서 20%로 늘리기로 했다. 이 움직임이 HBM 하이브리드 본딩의 임박한 양산 신호인지, 로직·패키징 중심의 장기 포석인지 베시 3분기 숫자로 따져 본다.
이어 읽기
어플라이드의 베시 20% 베팅, 하이브리드 본딩 시계를 당길까2026-11-03하이브리드 본딩이 HBM에서 밀렸는데 베시 수주는 왜 두 배일까2026-10-27SK하이닉스 인디애나 HBM 일정, 2028년 양산 계획이 2029년으로 바뀌었습니다2026-08-28HBM은 쌓는 단수가 올라갈수록 칩 사이를 잇는 방식이 한계에 부딪힌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그 대안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의 사실상 선두 업체가 베시이고, 10월 26일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이 회사 지분을 약 9%에서 약 20%로 늘리기로 했다. 같은 주에 베시는 3분기 수주가 전년 대비 96% 늘었다고 발표했다. 숫자만 보면 HBM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이 곧 열린다는 신호처럼 읽힌다. 이 글은 그 읽기가 맞는지, 아니면 다른 시장이 먼저 열리고 메모리는 뒤따르는 그림인지를 공시와 실적 발표로 따져 본다. 메모리 주식에는 장비 수요가 2026년 숫자로 나타나는지 2027년 이후의 이야기인지가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설
강세 가설(메모리 양산이 가까워졌다). 장비 업계 1위가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기 전에 공급사 지분을 확보한 것이라면, 가장 큰 수요처인 HBM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채택이 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가설이 맞다면 관측될 신호는 세 가지다. 첫째 베시의 수주에서 메모리 비중이 뚜렷하게 늘어난다. 둘째 경영진이 HBM 채택 시점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셋째 4분기와 내년 상반기 매출이 수주를 따라 빠르게 늘어난다.
약세 가설(지분 확대는 장기 포석이고 메모리는 아직 멀다). 어플라이드는 2020년부터 베시와 협력해 왔고 2025년 4월 이미 지분을 샀다. 이번 거래가 단기 수요 확인이 아니라 연결 기술을 가진 회사와의 관계를 굳히려는 선택이라면, 메모리 양산 시점에 대해서는 정보가 거의 없는 것이다. 이 가설이 맞다면 관측될 신호는 다음과 같다. 수주가 로직과 광 패키징 쪽에서 나온다. 경영진이 메모리 채택 시점을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매출 인식이 수주보다 한참 뒤로 밀린다.
두 가설은 부분적으로 겹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어도, 그 성장이 어느 응용처에서 먼저 나오는지에 따라 메모리 업체와 장비 업체의 이익 시점이 갈린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본딩이 뜨는가"가 아니라 "메모리에서는 언제 매출이 되는가"로 질문을 좁힌다.
검증
1) 거래 자체가 말해 주는 것. 어플라이드가 SEC에 낸 8-K와 첨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는 10월 26일 베시 주식을 사들이는 가속 주식매입 계약을 맺었고, 기존 보유분을 합쳐 베시 발행주식의 약 20%를 갖게 된다. 주식 인도는 미국 하트-스콧-로디노 반독점법상 대기기간이 끝나거나 종료돼야 가능하다. 어플라이드는 20%를 넘길 의도가 없고 이사회 자리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가격, 결제 조건, 종결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제품그룹 프레지던트 프라부 라자는 하이브리드 본딩과 차세대 연결 구조가 에너지 효율적인 AI 연산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협력 범위로 열거된 것은 차세대 3D IC 확장, 로직과 메모리 통합, 열압착 본딩(TCB) 확장, 그리고 다이-온-웨이퍼·다이-온-다이·다이-온-패널 통합 플랫폼이다. 이 문서에서 메모리는 여러 항목 중 하나이고 HBM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트렌드포스가 로이터를 인용해 전한 바로는 두 회사는 다이-투-웨이퍼 하이브리드 본딩 통합 시스템 키넥스를 함께 개발했다.
2) 베시 3분기 숫자. 베시의 10월 22일 보도자료를 보면 3분기 수주는 3억 4,260만 유로로 전 분기보다 17.0%, 전년 동기보다 96.1% 늘었다. 매출은 2억 8,34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13.6% 늘었고, 매출총이익률은 65.2%, 순이익은 1억 720만 유로(순이익률 37.8%)다. 올해 1~3분기 수주는 9억 520만 유로로 108.3% 늘었다. 하이브리드 본딩 수주는 올해 들어 2025년 연간 수준의 두 배를 넘었고, 고객은 23곳, 누적 장비 수요는 215대를 넘었다. 로이터가 인용한 비저블 알파 컨센서스는 수주 약 2억 9,800만 유로였으니 시장 기대를 웃돈 수주다. 방향은 강세 가설에 우호적이다.
3) 그런데 매출 전망은 조용하다. 같은 보도자료에서 4분기 매출은 3분기 2억 8,340만 유로 대비 ±5% 범위, 매출총이익률은 63~65%로 제시됐다. 이유는 일부 고객이 3분기 수주분의 인도 시점을 2027년 상반기 생산 능력 계획에 맞춰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이터는 이 전망이 컨센서스 2억 9,150만 유로를 밑돌았다고 전했다. 수주는 크게 늘었는데 매출은 제자리라는 뜻이다. 이 간극이 강세 가설의 셋째 신호, 즉 매출이 수주를 따라 빠르게 늘어난다는 조건과 맞지 않는다.
4) 경영진은 메모리 시점을 직접 말하지 않았다. 투자닷컴에 올라온 실적 발표 녹취록(오탈자가 섞여 있어 게시된 그대로 옮긴다)에서 리처드 블릭먼 CEO는 특정 응용처가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정확한 시기를 회사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HBM 사양을 낮춘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고 있지만 이는 현재 수요를 맞추는 문제일 뿐이라고도 했고, 올해 심한 메모리 부족이 낮은 단수 HBM의 사용을 연장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단수 하나로 채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2년 동안 여러 단수에 걸쳐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세 메모리 업체와 로드맵 개발이 전속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반면 이번 보도자료에는 HBM이나 메모리 수주 규모를 따로 밝힌 대목이 없다. 3분기 수주가 로직, 광 패키징(CPO), 메모리 고객에서 나왔다는 설명만 있어 메모리 비중은 이 자료로 계산할 수 없다. 약세 가설의 신호 가운데 메모리 시점은 알 수 없다는 점은 확인됐고, 수주가 로직 중심이라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비어 있다.
5) 인도 시점과 생산 능력. 블릭먼 CEO는 이번 4분기 전망이 고객의 주문 연기가 아니라 고객이 장비를 주문하는 방식의 결과라고 했고, 일부는 4분기, 일부는 1분기, 일부는 2분기에 출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능력은 전년 대비 약 70%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또 ASML을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어서 ASML이 현재 다이-투-웨이퍼 본딩 시장에 두 가지 이유로 관심이 없다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는 베시가 아니라 ASML에 대한 블릭먼 CEO의 해석이며, ASML 쪽 확인은 아니다. 매출 시점에는 고객의 생산 능력 계획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읽히지만, 녹취록은 다른 장비의 긴 리드타임도 언급해 공급 쪽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설비 도입 속도가 2027년 상반기 계획과 닿아 있음을 시사하지만, 그것이 메모리 고객의 계획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6) 시장 구조에 관한 보도. 트렌드포스가 중국 매체 아이지웨이를 인용해 전한 바로는 베시의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점유율은 약 70%이고, 중국 파이오테크는 2025년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매출이 1.36억 위안으로 41.92% 늘었다. 이는 2차 보도라 점유율의 기준 연도와 범위를 확인하지 못했다. 근거 강도는 낮게 둔다. 다만 어플라이드가 지분을 키우려는 대상이 단일 선두 업체라는 점은 이 보도와 어긋나지 않는다.
결론
현재 근거로 가장 유력한 결론은, 이번 지분 확대가 HBM 하이브리드 본딩의 2026년 양산 신호가 아니라 3D 집적 전반의 연결 기술을 확보하려는 장기 포석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해석이 맞을 가능성을 6~7할 정도로 본다.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어플라이드 문서에 HBM이 직접 나오지 않고 협력 범위가 로직, 메모리, 패널 등으로 넓다. 둘째, 베시의 4분기 매출 전망이 수주 증가를 따라가지 않고 고객 요청에 따라 2027년 상반기 생산 계획에 맞춰 인도가 분산된다. 셋째, 경영진이 메모리 채택 시점을 모른다고 말하고, 올해는 메모리 부족 때문에 낮은 단수 HBM이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세 가설을 버릴 이유도 약하다. 하이브리드 본딩 수주가 올해 들어 2025년 연간의 두 배를 넘었고, 세 메모리 업체와 로드맵 작업이 계속된다는 점은 채택 방향 자체가 바뀌지 않았다는 증거다. 따라서 이 글의 판단은 채택 여부가 아니라 2026년 안에 메모리 매출로 나타나느냐에 한정된다. 이 결론이 틀리는 조건은 분명하다. 베시가 2027년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고객 비중이 수주의 절반 안팎이라고 밝히거나, 세 메모리 업체 가운데 한 곳이 하이브리드 본딩을 쓴 HBM 양산 일정을 공식 발표하면 강세 쪽으로 무게를 옮겨야 한다. 반대로 4분기 실적에서 인도 시점이 2027년 하반기 이후로 더 밀린다는 설명이 나오면 약세 쪽이 강화된다.
인사이트
업황. 하이브리드 본딩은 메모리 업황의 선행 지표로 쓰기에는 시차가 길다. 베시 IR은 일부 고객이 3분기 수주분의 인도를 2027년 상반기 생산 능력 계획에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고만 밝혔고, 그 물량과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요청은 장비 인도 시점이 고객의 생산 능력 계획에 영향을 받는다는 정도로만 읽을 수 있고, 공급 병목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녹취록에는 다른 장비의 긴 리드타임 언급도 있다. 메모리 업체의 2027년 투자 확대 발언과 겹쳐 읽으면, 설비 발주가 먼저 나오고 HBM 생산 기여는 그 뒤에 나오는 순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장비 수주 증가를 곧바로 HBM 공급 증가 시점으로 앞당겨 읽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실적. 베시처럼 매출총이익률 65%, 순이익률 38%를 내는 장비사는 수주 증가가 이익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하지만 4분기 매출이 제자리이고 운영비는 전 분기 5,510만 유로보다 5~10% 늘 것이라고 해서 단기 이익은 수주만큼 늘지 않는다. 한국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국내 장비사의 하이브리드 본더 경쟁이다. 이번 자료만으로는 국내 업체의 수주나 채택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판단에서 제외한다. 다만 시장 선두가 어플라이드와 묶이면 후발 업체가 같은 고객 라인에서 진입 장벽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가설로만 남긴다.
밸류에이션. 시장이 하이브리드 본딩을 이미 높은 성장 테마로 가격에 반영했다면, 매출이 1~2분기 정체하는 구간은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베시 주가는 10월 22일 실적 발표 직후 장 시작 전 거래에서 내렸고, 핀이마이즈는 어플라이드 소식에 암스테르담에서 8.8%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이 지분 확대를 기대 재료로, 인도 시점 지연을 부담 재료로 따로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8.8%는 2차 보도라 정확한 기준 시점은 확인하지 못했다.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HBM 단수 확대에 필요한 장비 비용 부담이 2027~2028년 설비투자 항목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시나리오. 기본 시나리오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2027년에는 로직·패키징 중심으로 매출을 키우고, 메모리는 시험 라인과 일부 고단수 제품부터 늘어나는 경우다. 강세 시나리오는 메모리 한 곳이 2027년 상반기에 하이브리드 본딩 HBM 양산을 확정하는 경우다. 약세 시나리오는 HBM4E 세대까지도 기존 열압착 방식이 주력으로 남아 하이브리드 본딩이 2028년 이후로 밀리는 경우다.
다음에 볼 숫자. ① 베시의 4분기 실적(2027년 초)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수주의 메모리 비중과 인도 분포. ② 어플라이드 지분 인수의 반독점 대기기간 종료 시점과 최종 보유 비율. ③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HBM4E 및 16단 이상 제품 양산 일정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언급 여부. ④ 베시의 4분기 매출이 가이던스 범위 안에서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이 가운데 ①이 이 글의 결론을 가장 직접적으로 시험한다.
출처
1차 자료
-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8-K 보도자료 — 베시 지분 약 20%로 확대 (SEC, 2026-10-26)
-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Form 8-K (SEC, 2026-10-26)
- 베시 —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베시 IR,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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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나온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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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던스와 컨센서스의 차이가이던스는 회사가 직접 내놓는 전망이고, 컨센서스는 바깥 애널리스트 추정의 평균이다. 안에서 본 사람의 말과HBM과 GDDR7의 차이폭을 넓힌 메모리와 핀을 빠르게 만든 메모리. 스택당 2TB/s와 디바이스당 192GB/s — 자릿수가 달라HBM3E와 HBM4의 차이다섯 번째 세대와 여섯 번째 세대. 핀 속도는 조금 올랐는데 인터페이스 폭이 1,024비트에서 2,048비트편집 원칙 — 공개 원문 우선 · 사실·추정 분리 · 소개·편집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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