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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베이스다이 내재화 경쟁 — 삼성·SK하이닉스의 원가·마진 지도가 바뀐다
HBM4 베이스다이는 규격상 로직 칩이 되었고, 엔비디아 NVHBM 같은 커스텀 설계에서는 컨트롤러까지 옮겨갈 수 있다. 삼성의 4nm 내재화 방향과 SK하이닉스의 TSMC 외주는 원가 귀속을 다르게 만들 개연성이 있으나, 공개 데이터로 마진 우열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HBM4 투자 논리의 초점은 통상 "비트를 얼마나 더 쌓나"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HBM4부터 가치가 이동하는 지점은 적층 수가 아니라 베이스다이다. 2048비트 인터페이스로 베이스다이의 배선·전력 복잡도가 커졌고, 엔비디아 NVHBM 같은 커스텀 설계에서는 메모리 컨트롤러까지 베이스다이로 옮겨갈 수 있다. 그만큼 HBM 원가에서 로직 파운드리 웨이퍼의 비중이 커질 개연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파운드리 4nm 방향을, SK하이닉스는 TSMC 외주를 택한 것으로 보도된다. 같은 HBM4를 팔아도 원가와 마진의 귀속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글은 규격·기업 1차 자료·업계 보도를 대조하되, 어디까지가 공개된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작성자의 시나리오 추정인지 구분해 2027년 설비투자와 이익 배분에 주는 함의를 판정한다.
가설
강세 가설은 베이스다이 내재화가 메모리 업체의 마진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로직 공정을 자체 파운드리로 흡수하면 외주 마진을 회수하고 설계·공정을 함께 최적화할 수 있으며, 고객 맞춤형 HBM에서 차별화가 커진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삼성의 파운드리 가동률과 HBM 수율이 함께 개선되고 HBM 매출총이익률이 D램 사이클과 분리되어 상승하는 모습이 관측되어야 한다.
약세 가설은 베이스다이가 새로운 원가·수율 리스크를 추가하고, 이익은 파운드리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로직 웨이퍼는 첨단 공정 가격을 따르므로 원가가 D램 웨이퍼 사이클에서 분리될 수 있고, 내재화하는 업체는 파운드리 수율 문제까지 떠안을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의 수직계열화는 원가 우위가 아니라 고정비 부담이 될 수 있고, SK하이닉스의 TSMC 외주는 capex를 낮추는 대신 마진을 공유하는 선택이 된다.
두 가설을 가르는 변수는 "베이스다이 수율"과 "로직 웨이퍼 원가의 전가 가능성"이다. 아래에서 규격, 제품 구성, 공급망 선택을 차례로 검증한다.
검증
첫째, 베이스다이의 역할 자체가 규격에서 커졌다. JEDEC의 HBM4 표준 JESD270-4는 2048비트 인터페이스와 스택당 최대 2TB/s, 4·8·12·16단 구성을 규정한다. 인터페이스 폭이 HBM3E의 두 배로 늘면 베이스다이의 배선·전력 분배 복잡도가 함께 올라간다. JESD270-4A 개정판도 이 골격을 유지한다. 베이스다이는 단순 캐리어가 아니라 성능을 좌우하는 로직 칩이 됐다.
둘째, 삼성은 이 로직 칩을 자사 파운드리 4nm로 만드는 방향이다. Samsung Newsroom의 HBM4E 샘플 출하 발표(2026년 5월 28일)는 1c D램과 삼성 파운드리 4nm 로직 베이스다이를 조합한 HBM4E 12단 48GB 샘플을 명시한다. 핀당 14Gb/s(최대 16Gb/s), 스택당 3.6TB/s라는 수치는 이 HBM4E 샘플의 사양이며 HBM4 양산 제품의 수치가 아니다. 즉 이 발표는 삼성이 차세대 제품에서 자사 4nm 베이스다이를 쓰는 방향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 HBM4의 수율·원가·외주 대비 마진을 공개한 자료가 아니다. 샘플 단계이며 양산 수율과 원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셋째, SK하이닉스는 반대로 외주를 택했다고 보도된다. TrendForce 보도(2026년 10월 9일)는 엔비디아의 NVHBM이 메모리 컨트롤러를 베이스다이로 옮기면서 마이크론과 삼성이 외부 파운드리 활용을 검토하고,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다이에 TSMC 12nm를, HBM4E와 커스텀 제품에는 3nm를 우선한다고 전한다. 이 보도가 맞다면 SK하이닉스는 로직 웨이퍼를 사오는 대신 메모리 공정에 capex를 집중하고 파운드리 마진은 TSMC에 지불하는 구조다. 다만 웨이퍼 가격과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 원가 부담은 확인할 수 없다. 한편 같은 보도에서 마이크론과 삼성이 NVHBM용으로 외부 파운드리 활용을 검토한다는 대목은, 삼성의 내재화 방향이 제품별로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 삼성의 기존 HBM 베이스다이 내재화와 NVHBM 외주 검토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넷째, 제품 출하 현황은 12단과 16단의 단계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스트아시아브리프 보도(2026년 10월 11일)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2단 HBM4는 양산 중이고 16단은 고객 인증 단계이며, 11.7Gb/s는 프로토타입 수치다. 삼성의 16단은 이 보도 기준으로 샘플·전시 단계다. 같은 보도는 엔비디아가 2026년 10월 6일 공급사에 HBM4 패키지 높이를 JEDEC 상한 775µm보다 5µm 낮추라고 요구했다고 전한다. 높이를 낮추려면 코어 다이를 더 얇게 갈아야 하고, 이는 수율과 원가를 동시에 압박한다. 베이스다이 원가에 더해 박막화 원가까지 붙는 셈이다.
다섯째, 패키징 쪽 원가 절감 수단은 당분간 제한적이다. Tom's Hardware가 전한 Hot Chips 2026 발표에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HBM4E에는 준비되지 않았고 HBM5가 최초 적용 시점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SK하이닉스 공식 테크노트는 HBM4E 또는 HBM5에서 전면 도입이 가능하되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적고 있어, 도입 시점은 출처마다 엇갈린다. 775µm 천장은 300mm 로직 웨이퍼 두께와 연동된 제약이며, 16단은 코어 다이를 약 50µm까지 박막화한다. 범프를 없애면 20단에서 다이를 더 두껍게 할 수 있지만, 표면 평탄도와 파티클 관리가 새로운 수율 변수로 남는다.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이 늦어진다면 당분간 원가 개선은 박막화·베이스다이 설계·전력 분배에서 나와야 하지만, 도입 시점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여섯째, SK하이닉스의 공식 기술 문서도 높이와 I/O 증가를 확인한다. SK하이닉스 뉴스룸 테크노트(2026년 8월 25일)는 HBM4부터 패키지 높이가 720µm에서 775µm로 오르고 I/O가 1,024개에서 2,048개로 두 배가 되며 적층이 16~20단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기존 패키징은 HBM4까지 유효하고, HBM4E부터 구조적 한계가 나타난다고 본다. 이를 근거로 2026~2027년 원가 경쟁의 축이 본딩 방식보다 베이스다이와 박막화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한다. 이는 작성자의 해석이다.
결론
공개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있는 사실은 세 가지다. 베이스다이가 규격상 로직 칩으로 커졌고, 삼성은 자사 4nm 베이스다이를 차세대 제품에 쓰는 방향이며, SK하이닉스는 TSMC에 맡긴다는 보도가 있다는 점이다. 반면 베이스다이 비용 비중, 웨이퍼 단가, 베이스다이·16단 수율, 업체별 원가·마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한계 안에서 가장 유력한 해석은 "조달 구조는 HBM4 계열의 원가 귀속처에 영향을 줄 개연성이 높지만, 어느 쪽 마진이 더 높은지는 2026~2027년 공개 데이터로 가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해석에 대한 작성자의 확신은 중간 이상(대략 60% 안팎)이며, 정량 모델로 산출한 확률이 아니라 근거 무게를 저울질한 시나리오 판단이다.
근거는 ① 규격이 베이스다이의 역할을 키웠다는 점(JEDEC), ② 업체별 조달 방향이 갈린다는 점(삼성 뉴스룸, TrendForce), ③ 엔비디아의 높이 인하 요구가 박막화 부담을 더한다는 보도(이스트아시아브리프), ④ 하이브리드 본딩 시점이 불확실해 패키징 원가 절감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SK하이닉스 테크노트, Tom's Hardware)이다. 그러나 삼성의 4nm 베이스다이가 외주 마진을 회수해 원가 우위로 이어진다거나, 16단 수율이 2027년 이익 차이의 핵심이라는 주장은 현재 자료로 검증되지 않는 가설이다.
이 결론이 틀릴 조건은 다음과 같다. 삼성이 HBM4 계열 수율·고객 인증 진척을 공개해 마진 우위가 관측되거나, 반대로 삼성이 베이스다이를 외부 파운드리로 전환한다고 확인될 때, 혹은 엔비디아가 사양을 표준화해 업체 간 차별화가 사라질 때다. 다음에 확인할 관측 지표는 아래와 같다. 10월 28~29일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에서 HBM 매출 비중과 12단·16단 출하 믹스 언급, 10월 30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서 HBM 매출 증가율과 파운드리 부문 가동·적자 폭 언급, 11월 SK하이닉스·삼성의 16단 고객 인증 공식 언급 여부, TSMC의 HPC 매출 비중과 설비투자 가이던스다. 수율은 기업이 공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런 대체 지표로 추정해야 하며, 관측 사실과 추정을 구분해 읽어야 한다.
인사이트
첫째, HBM4 마진을 추정할 때 D램 비트 원가만 보면 불완전하다. 베이스다이가 로직 웨이퍼를 쓰는 만큼 HBM 이익률은 D램 가격 사이클 외에 로직 파운드리 조달 조건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영향의 크기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투자자는 HBM 출하 가이던스와 함께 매출총이익률 변화폭을 추적해 간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3분기 실적에서 HBM 매출이 늘어도 마진이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 베이스다이·박막화 원가가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둘째, 설비투자는 단기와 중기를 구분해야 한다. SK하이닉스 테크노트가 HBM4E 이후 전면 도입을 말하되 시점이 불확실하다고 한 만큼,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수요를 특정 연도로 못 박기는 어렵다. 2026~2027년 장비 수요는 TC 본더, 박막화(그라인딩), 검사 장비와 D램 증설에 먼저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하이브리드 본딩은 HBM4E~HBM5 도입 시점을 확인하는 이벤트에 따라 재평가해야 한다. 장비 업체의 수주 공시와 고객사 capex 가이던스가 확인 지표다.
셋째, 밸류에이션에서 삼성의 내재화는 "확정된 원가 우위"가 아니라 "수율이 뒷받침될 때만 이익으로 전환되는 옵션"으로 다루는 편이 안전하다. 같은 논리로 SK하이닉스의 외주는 자본 부담을 줄이는 대신 파운드리와 이익을 나누는 선택이다. 두 회사 모두 현재로서는 HBM 점유율, 고객 인증 속도, 분기 마진 변화로 평가해야 하며, 베이스다이 전략 자체를 프리미엄 또는 할인의 근거로 삼으려면 3분기와 4분기 실적에서 마진 차이가 실제로 나타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출처
- 1차: JEDEC, HBM4 표준 JESD270-4 발표 (2025-04-16)
- 1차: JEDEC, HBM4 DRAM JESD270-4A 문서 (2025-12)
- 1차: SK하이닉스 뉴스룸, 하이브리드 본딩 테크노트 (2026-08-25)
- 1차: Samsung Newsroom, HBM4E 샘플 출하 (2026-05-28)
- 뉴스: Tom's Hardware, Hot Chips 2026 SK하이닉스 발표 (2026-08-24)
- 뉴스: East Asia Brief, 16단 HBM4 경쟁과 엔비디아 높이 요구 (2026-10-11)
- 전문: TrendForce, NVHBM과 베이스다이 전략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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